디스크가 터졌다는 말이 곧 수술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크게 빠져나온 디스크일수록 몸이 스스로 흡수해 작아지는 비율이 더 높다고 여러 연구가 보고합니다. 다만 대소변 장애나 점점 심해지는 마비가 있다면 흡수를 기다리지 않고 수술을 서두릅니다.
MRI를 찍고 디스크가 터졌다는 말을 들으면 머릿속에 수술이라는 단어부터 떠오릅니다. 잘라내거나 꿰매야 하는 건 아닌지, 이대로 두면 더 나빠지는 건 아닌지 걱정부터 앞섭니다.
안녕하세요.
여수 바로본신경외과 장회영 원장입니다.
터졌다는 말에도 단계가 있습니다
환자분들이 터졌다고 말씀하시는 상태는 한 가지가 아닙니다. 디스크는 밀려 나온 정도에 따라 단계를 나눕니다.
- 팽윤은 겉테두리는 그대로인 채 살짝 부푼 상태입니다
- 돌출은 한쪽으로 볼록하게 밀려 나온 상태입니다
- 탈출은 속의 수핵이 겉테두리를 뚫고 빠져나온 상태입니다
- 유리는 빠져나온 조각이 디스크에서 떨어져 나간 상태입니다
흔히 터졌다고 듣는 상태는 이 가운데 탈출 이상, 곧 수핵이 실제로 밖으로 나온 상태입니다. 말만 들으면 탈출이나 유리가 가장 위중해 보이지만 흡수 가능성을 보면 순서가 뒤집힙니다.
증상이 없는 사람에게서도 나이가 들수록 디스크가 부풀거나 닳은 소견이 흔합니다. 2015년 미국 메이요 클리닉 영상의학과의 왈리드 브린지키 연구팀이 증상 없는 3,110명의 척추 영상을 다룬 연구 33편을 모아 보니 디스크 팽윤은 20세의 30%에서 80세의 84%로 늘었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변화가 곧 지금의 통증이나 수술 필요를 뜻하지는 않습니다.
크게 터진 디스크가 오히려 잘 흡수됩니다
빠져나온 수핵은 원래 디스크 안에 갇혀 있던 조직입니다. 밖으로 나오면 몸은 수핵을 낯선 물질로 인식해 염증과 면역 반응으로 분해하고 흡수하기 시작하며 많이 빠져나올수록 이 반응에 더 많이 노출돼 흡수가 잘 일어나는 편입니다.
2015년 대만 타이베이의과대학 완팡병원 재활의학과의 치우 춘치에 연구팀은 보존적으로 치료하며 영상을 두 번 이상 찍은 허리 디스크 탈출 연구 31편을 모았습니다. 분류 기준이 맞는 9편으로 계산하니 저절로 작아진 비율이 유리형 96%, 탈출형 70%, 돌출형 41%, 팽윤형 13%였습니다.
많이 터졌으니 큰일이라기보다 많이 터진 쪽이 자연 흡수 가능성이 더 큰 셈입니다. 다만 관찰 연구를 모은 결과라 한 사람의 디스크가 언제 얼마나 작아질지까지 정해 주지는 않습니다.
흡수는 대개 수 주에서 수개월에 걸쳐 서서히 일어나고 그동안 통증을 견딜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그래도 수술을 서둘러야 하는 경우
흡수를 기다려도 되는 것은 위험 신호가 없을 때입니다. 아래의 경우에는 지켜보지 않고 지체 없이 수술적 처치를 고려합니다.
- 대소변 조절이 안 되거나 안장에 닿는 회음부의 감각이 사라지는 마미증후군은 시간을 다투는 응급 상황입니다
- 발목을 들어 올리지 못해 발이 툭툭 떨어지는 족하수가 생기거나 다리 힘이 눈에 띄게 빠지면서 점점 심해집니다
- 석 달 넘게 적극적으로 치료했는데도 통증이 일상생활을 무너뜨릴 만큼 심합니다
진료실에서는 MRI에 크게 터진 디스크가 보여도 이런 증상이 있는지부터 확인하고 없으면 사진 속 크기보다 지금 몸이 통증을 견디는지와 다리 힘이 유지되는지를 봅니다. 위험 신호가 없다면 대부분은 흡수를 기다리며 보존적으로 회복할 수 있는 범위에 있습니다.
기다리는 동안과 흡수된 뒤에 할 일
기다린다는 말이 시간만 보낸다는 뜻은 아닙니다. 급성기에는 통증을 조절하면서 허리를 깊이 숙이거나 쪼그려 앉는 자세처럼 디스크 내압을 높이는 동작을 줄입니다.
디스크가 빠져나온 데는 대개 그럴 만한 부담이 있었습니다. 몸통을 안쪽에서 받쳐 주는 복압이 약하면 그 하중이 고스란히 디스크로 몰리고 디스크가 흡수된 뒤에도 이 부담은 그대로 남습니다.
이 부담을 그대로 두면 터진 디스크가 흡수돼도 같은 일이 되풀이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진료에서는 흡수 이후의 회복을 복압과 고관절 사용을 되살리는 쪽으로 이어 갑니다.
닥터 장회영의 한마디
디스크가 터졌다는 말을 들으면 곧바로 수술을 떠올리기 쉽지만 크게 터진 디스크일수록 몸이 스스로 흡수하는 비율이 더 높습니다. 대소변 장애나 진행하는 마비, 석 달 넘게 이어지는 극심한 통증이 없다면 흡수를 기다리며 디스크에 부담을 준 원인을 다루는 것이 순서입니다.
다음 진료에는 다리 힘이 빠지는 느낌이 있는지, 통증이 심해지는 자세, 통증이 시작된 뒤 받아 온 치료를 적어 오세요. 대소변 조절이나 회음부 감각에 이상이 생기면 다음 진료를 기다리지 않고 바로 응급 진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디스크가 터졌다는데 꼭 수술해야 하나요?
위험 신호가 없다면 곧바로 수술하지 않습니다. 크게 빠져나온 디스크일수록 저절로 작아지는 비율이 높아 통증을 조절하며 흡수를 기다리는 보존적 치료로 회복하는 분이 많습니다.
터진 디스크가 흡수되는 데 얼마나 걸리나요?
대개 수 주에서 수개월에 걸쳐 서서히 작아집니다. 사람마다 속도가 달라 기간을 정해 두기보다 통증을 견딜 수 있는지와 다리 힘이 유지되는지를 보며 경과를 따라갑니다.
어떤 증상이 있으면 바로 병원에 가야 하나요?
대소변 조절이 안 되거나 회음부 감각이 사라지면 응급입니다. 발목을 들어 올리지 못하거나 다리 힘이 점점 빠질 때도 바로 진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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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수든 수술이든 그 뒤에 복압과 고관절을 어떻게 회복하는지는 수술 여부와 상관없이 남는 기능 회복을 다룬 글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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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회영 원장
여수 바로본신경외과 신경외과 전문의
본 게시물은 실제 임상에서 CareFlow 운동 방식을 적용 중인 전문의 선생님들과 기능 회복 운동 전문가의 검수 후 업로드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정보를 제공합니다. 개인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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